아이폰 구글어플이 사물검색을 지원하면서 이제 이 이미지 검색이 본격적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이른바 비주얼 서치 라고도 하는데, 뭐 잡지를 보다가 '어 이거 맘에 드는데?' 하고 찍거나 길을 가다가 '오 저 건물은 무슨 건물일까?' 궁금해서 찍으면 바로 구글이나 MS가 구축해 놓은 수억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연관된 정보를 제공 해주는 방식이다. 간단히 말해서 검색어를 치거나 하는 과정 없이 그냥 찍으면 바로 검색이 된다는 말인데, 바코드나 QR검색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는 검색기술의 진화가 거의 정점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의 궁금함은 끝이 없고, 검색기술은 항상 최대한 편리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니까. 그렇다, 다음 차례는 바로 - 길을 가다 '어 저 사람 내 스타일인데? 누굴까?' 하고 찰칵 하면 그 사람 정보가 주르륵 나오는 - 소위 '얼굴검색'의 시대이다.  (사실 벌써 왔다. 다만 아직 이용할 수 없을 뿐

묻지 말고 찍어라! - Visual Search

 사실 이미 얼굴 검색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 혹은 그 주변의 지인들이 자기 사진을 찍어 어떤 연예인과 얼마나 닮았는지 찾아보곤 했을 것이다. 다만 얼굴검색은 그 결과가 원빈, 이민정이 아니라 인터넷에 올라온 '나의 모든 정보'라는 게 다를 뿐이다. 이미 본인의 아이디와 메일 주소 등으로 누군가에 대해서 검색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얼굴검색, 개인정보 측면에서 본다면 이건 지금까지 검색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검색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기에 앞서, 먼저 개인정보와 검색이 융합되었을 때 문제가 되는 극단적인 예인 '신상'이 털리는 두 가지 케이스를 보자.  첫째, 타진요의 왓비컴즈. 온라인에서 활동한 그를 사람들이 아이디 등을 키워드로 검색, 신상을 털어 제빵왕 김왓비 등의 이름을 붙여준 케이스다. 둘째, 각종 '녀' 들 사례. 훈훈한 녀도 있지만 주로 우리의 주목을 끌고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은 자극적이고 논란이 되는 녀들이다. 이들은 주로 실생활에서의 행태가 문제가 되어 그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통로가 돼 이름이 밝혀지고 그리고 이를 키워드로 해 신상이 털리게 된다.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실생활에서의 정체성이(이는 온라인에 남긴 수많은 기록들을 포함한다) 온라인에서 검색이 되었다는 것이고. 차이는 바로 오프라인의 실제와 온라인의 정보가 만나게 되는 그 간극에 있다. 그리고 그 사이가 바로 익명이 숨 쉬는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실생활의 누군가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위처럼 '얼굴의 아는 이들의 도움이나 증언'을 통해 아이디나 이름이 밝혀지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제 얼굴검색으로 이 단계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개인정보 라는 것이 얼굴만으로는 유출이 되기 힘든 세상이었다는 거고 이제 그 세상이 기술의 진보로 인해 바뀌었다는 거다. 더 쉽고 더 빠르게.


더 쉽고 빨라진 신상 털기

  아이디? 실명제만 잘 피하면 얼마든지 익명으로 만들 수 있다. 메일주소 또한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얼굴. 얼굴엔 익명이 없다. 신체 중 가장 사회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얼굴. 얼굴 자체가 이름이고(이름은 항상 얼굴과 붙어 다니고 그때서야 둘 다 의미를 갖게 된다) 곧 나의 정체성이다. 이런 얼굴 자체가 검색어가 되는 시대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우리가 온라인상에서 남긴 모든 지문들, 사실 지금까지 그것들은 잘만 관리하면 온라인에서 닫힌 상태의 완결성을 가질 수 있었다.(이는 수사당국의 IP추적을 통해서 정체가 밝혀진 '미네르바'의 예가 있다) 

그런데 이제 그럴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로 각종 SNS서비스의 등장 때문이다. 한국이 세계 2위의 가입자 증가율을 보이는 페이스북, 170만 명 가까이 한국 이용자가 늘어난 트위터. 여기에 남긴 글이나 사진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SNS의 성격상 주로 나의 일상과 생각 등 상당히 사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고, 연결된 관계로 즉각 퍼지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블로그나, 까페 등에 올린 글, 사진 등의 정보와는 달리 이용자가 통제하기도 힘들고 확장의 차원도 다르다.

본인이 아니어도 친구들이 나에 대해서 올린 사소한 글이나 내가 검색하거나 구매한 정보들, 자주 갔던 위치정보들이 인터넷에 쌓이고 그 쌓인 정보는 곧 누군가에 의해 쉽게 검색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MS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주의 75%가 SNS 관련 사이트에서 입사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캐내고(Data mining), 70%는 실제로 그 정보로 탈락시키거나  진급을 누락시켰다고 한다. 취업이야 내가 이름 및 개인 신상을 고용주에게 검색하기 쉽게 제공했다고 치자 그런데 이제 얼굴만으로 나에 대한 정보들이 들춰내어 진다면? 

SNS 서비스, 개인정보의 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사실 일상생활에서 '어 저 사람 내 스타일인데? 누굴까?' 하고 찰칵 하면 초상권침해로 고소당할 수 있고 그런 행위를 하는 나 역시 자칫 정체성이 까발려 질 가능성이 높거나 변태로 낙인찍힐 수 있다. 도촬은 말 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이런 사례는 어떨까?  '새로 조모임 같은 조가 된 이 친구.. 어떤 녀석일까? 주고받은 연락처를 저장하자 짠, 카톡에 얼굴이 뜬다. 바로 검색~ 지난 조모임을 같이 한 친구의 평가가 뜬다' 뭐 여기서 굳이 조모임 상황이 아니어도 좋다 소개팅을 앞둔 남/녀나 위처럼 채용을 앞둔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우리 매장에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알고 싶은 매장 주인이 될 수 도 있다. 심각하게 가자면 불법시위자 색출이나 일반인의 사찰 작업이 더 간단해 질 수 도 있다. 그저 대상이 되는 얼굴과 검색을 하는 누군가의 의지만 있다면 이제 모든 얼굴은 각각의 개인 정보를 담은 nod, URL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인터넷서 논란이 되는 인물의 아이디를 추적하거나 쇼핑몰 사이트, 성형외과 상담 글 등을 힘들게 구글링 할 필요가 없다. 사진 한 장이면 된다. 굳이 논란이 되는 인물이 아니라 평소 알고 싶은 누군가이면 된다. 그가 페이스북이나 트윗같은 SNS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면 더욱 좋다. 또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증강현실 어플처럼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본 신상이 달려서 보여지는 어플을 기대할 수 도 있다. 뭐 신상이 아니라 최근의 트윗이 달려있어도 좋다.(오! 4.99$ 이상이라도 엄청 팔릴 것 같다) 혹은, '실시간 인기 검색얼굴' 뭐 이따위것이 포탈에 뜬다면? 


얼굴이 곧 개인정보의 URL

  ZD넷 기사에 따르면 처음 고글스 발표당시 구글 관계자는 "얼굴 인식 기술도 있지만 안정화될 때까지 서비스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를 일부 외신들은 사생활 침해 가능성 때문에 얼굴 인식 기능을 미룬 것으로 추측했다고 전한다. 그렇다. 이미 기술은 있고 다만 '사생활 침해 가능성' 때문에 이 기능을 추가시키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서비스는 아마 마케팅 조사 등을 위한 상업적인 목적이나 보안등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기관에서는 이미 쓰이고 있지 않을까) 

얼굴자체가 당신의 검색어가 되는 시대가 왔다. SNS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거기에 남긴 모든 정보들. 당신을 구성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말과 행동과 사진들. 얼굴검색과 SNS가 만나는 접점에 우리가 숨을 곳은 없다. 

방법은 하나다. 가급적 입조심을 하라. 결코 SNS는 개인적이거나 사적인 공간이 아니다. 

아래에 유명한 형님의 청소년을 위한 충고를 덧붙인다. 

“Well, let me give you some very practical tips. First of all, I want everybody here to be careful about what you post on Facebook, because in the YouTube age, whatever you do, it will be pulled up again later somewhere in your life,” Mr Obama said. (2009/09/09) 



추가 : 이미 아이폰 얼굴검색 어플이 나왔다는 기사다. 역시 이 시대 기술의 진보는 빠르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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