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SNS분석
YCCL 배준호 연구원
#1. Intro
SNS가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미 SNS의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트렌드, 상호작용 방식을 만들어 냈다. 기업들은 SNS를 고객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으며, 정부기관들도 새로운 정책을 홍보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데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일반인들도 친구 혹은 유명인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SNS를 활용하고 있다. 이미 SNS는 생활의 일부이며, SNS에 대한 언급 없이는 사회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이는 정치권에도 새로운 신 풍속을 만들었다. 2008년 미국의 대선 이후 각광받은 SNS는, 세계 각국의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각광받게 되었다. SNS는 국민과 정치인 사이의 ‘두터운 벽’을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직접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로(言路)를 열어주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캠프는 트위터를 활용하여 빠른 정보전달과 풀뿌리 지지 조직의 동원을 가시화하였고,2010년 영국의 총선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을 포함한 6개 정당 모두 트위터에 선거 홍보페이지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디지털 선거의 시발점’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하였다. 한국 역시 2010년 6 ․ 2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트위터는 정치인과 유권자 간에, 혹은 유권자 사이에서 정치적 공론장으로서, 그리고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효과적인 선거 기제로서 그 역할을 보여주었다.”[1]
아래 이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SNS가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논의의 전개는 1) 이번 총선에서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는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활용 실태를 분석하고, 2)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논의를 펼치게 될 것이다. 아울러, 3) 효과적인 SNS 활용을 위한 개인적인 견해를 언급하려고 한다.
#2. 사례분석 _ 손수조 & 문재인
2-1-1 새누리당 손수조 @ 트위터
정치에 입문하는 단계이기에 다른 원로 정치인들에 비해 팔로워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트위터에 자주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글을 쓴다. 하루 평균 3~4회 정도로 자신의 선거운동 상황에 대해서 중계한다. 손수조를 팔로잉하는 유저들이 손수조의 트윗에 댓글을 달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손수조의 답글, 멘션은 없다. 주로 자기의 이야기만 하고 있기에 ‘소통형’보다는 ‘연설형’에 가깝다.
2-1-2. 새누리당 손수조 @ 페이스북
페이스북 계정이 있고, 1,147명이 구독하고 있다. 많은 지지자들이 손수조의 담벼락에 응원글을 남기지만 정작 손수조의 포스팅은 얼마 되지 않는다.(지금 현재 손수조의 친구는 5,000명이 넘는다. 고로 친구 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 지금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손수조의 담벼락에 전체공개로 포스팅되어 있는 글뿐이다.) ‘좋아요!’도 손수조의 페이스북 담벼락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남긴 것이 대다수이고 손수조가 ‘좋아요!’를 누른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1-3. 새누리당 손수조 _ 총평
SNS를 연설형으로 사용하는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자신의 행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 SNS를 주로 이용하고 국민들, 유권자들과의 소통은 거의 없다.
2-2-1. 민주통합당 문재인 @ 트위터
손수조에 비해 높은 인지도로 팔로워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트위터 계정 소개에는 [[문이열린캠프] 혹은 (문캠)으로 시작되는 메시지는 캠프에서 올리는 트윗 입니다.] 라고 적혀 있다. 포스팅도 손수조에 비해서 자주 이루어져 하루 평균 8~9개의 트윗을 날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이 문재인캠프에서 올린 트윗이다. 상당수의 트윗이 자신의 선거운동 사진을 포함하고 있다. 문재인 역시 타인의 트윗을 RT하거나 타인을 멘션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통형 보다는 연설형에 가깝다.
2-2-2 민주통합당 문재인 @ 페이스북
Page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Page 소개에 따르면, [문재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문재인 후보의 '문이 열린 캠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메시지 중 '(문)' 으로 시작하는 메시지는 문재인 후보가 직접 올린 메시지고, 그 이외의 모든 메시지는 '문이 열린 캠프'에서 올린 메시지 입니다.] 와 같이 운영되고 있다. 비교적 활발하게 포스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가 쓴 글을 찾기가 어려웠다. 대부분이 선거캠프에서 업로드한 포스팅이었다.
2-2-3 민주통합당 문재인 @ 총평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으나, 후보자가 직접 사용하기 보다는 후보자캠프가 대신 사용해주는 경향이 있다. 손수조에 비해 소통이 많은 편이나 여전히 연설형 수준에 머물고 있다.
#3. SNS와 정치에 대한 논의
SNS는, Web 2.0이 내세우는 참여, 개방, 공유라는 가치는 가장 충실하게 담고 있는 매체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서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용이해졌다. 이 덕분에 상대적으로 큰 거리감이 있었던 정치인과 일반인들 사이가 더 가까워졌고 더욱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정치인들은 과거에 비해서 적은 비용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일반인들은 과거에 비해서 더욱 더 쉽게 정치인들의 자기 PR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하면, SNS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던 현격히 줄여주어 소통이 더욱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단점도 존재한다. 개인의 선택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과 친구를 맺지 않게 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포스팅을 Unsubscribe(@facebook)할 수 있게 되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된다(Homophily). 또, 고유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facebook의 경우에는 자체 필터링 메커니즘으로 filter bubble이 발생,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경우도 생긴다.
정치인 입장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소통형보다는 연설형으로 SNS를 꾸려갈 수 있어 SNS가 마냥 소통의 도구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마무리
기본적으로 SNS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사용하는 사회가 어떤 컨텍스트를 갖고 있는지가 SNS를 활용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분명 SNS는 소통의 도구로서 소통비용을 줄여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 정치권의 뚜렷한 이념적 대립, 정치인의 권위의식 때문에 SNS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SNS의 핵심적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실 속에서 나타나는 정치, 그리고 정치인의 모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이념을 넘어선 소통, 정치인과 일반인의 관계를 넘어선 인간 대 인간의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