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한 넷(net)상 여론의 문제점.
일단, 경호원의 거짓진술이 밝혀지기도 전에 쓴(5/25일) 글이라서 현재의 상황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수 있음을
밝혀둡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의 서거를 다시 한번 애도합니다. 이견이 있을수 있겠으나, 분명히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 많지않은 존경할만한 대통령중 한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과제용으로 작성했기에 반어체임에 대한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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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이버공간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련하여 ‘추모’라는 표현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포탈과 커뮤니티의 바탕색이 검정색으로 변했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나 ‘▶◀근조’표시와 함께 추모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모 포탈의 경우에는 최근 10페이지가 추모글로 메워지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도 추모글을 올리기도 하였고 이러한 현상-사이버상에서 여론교환이 이루어지는-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일어나고 있는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에 몇 가지 우려를 표하고 싶은데, 우선 현재 온라인에서는 자살이 그의 결백성을 옹호하는 증거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발표와 다르게 노무현 대통령의 실제 유서에 ‘돈 문제에 대해서는 결백하다’라는 말이 있었는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직전까지도 검찰의 수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그의 죽음이라는 사건 하나만으로 수사가 일거에 중지하고, 나아가 그는 무죄다. 라는 명제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은 합당하다고 보기 힘들다. 한겨레나 경향등 진보신문에서도 서거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변명보다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더욱더 그러하다.
둘째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넘어선 분노가 보복심리화되어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 검찰을 향해 쏟아 부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에 이르게 한 결심을 하도록 만든 요인은 이명박 정부와 검찰이 제공한 것이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구축했던 청렴성이라는 Identity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강직한 사람이 자살에 대한 결심을 한다는 시나리오는 어느정도 예견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수사 때문에 노대통령이 자살했을지언정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한 것이 잘못이라는 논리가 정당한가? 심지어 어떤 이들의 경우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전두환이나 노태우를 사면한 것은 추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어느 선을 지켜 수사를 진행하자는 메시지였는데 그러한 암묵적 계약을 이명박 대통령이 깨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도 옳은 비판이 아니라고 본다. Plea Bargain도 아니고, 서로 죄를 눈감아주자는 협약이 말이 되는가. 애초에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을 막론하고 죄는 수사해야 하고 엄중히 처벌해야한다. 오히려 검찰이 협의를 발견했음에도 그에 대해 방관하는 현상이 문제인 것이다. 좌-우, 전-현직대통령을 막론하고 그가 지은 죄에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해야한다.
사실 쓰고싶지 않던 주제였고, 지금도 보다 다수의 감정에 상하지 않는 글로 바꾸어볼까 상당히 고민스럽다. 나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했고 지금도 그의 신념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와같은 비판이 고인에게 죄를 짓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일방에 대한 찬미와 일방에 대한 극도의 분노로 점철되고 있는 현 시점의 인터넷 여론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런 식의 추모라면 오히려 노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향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한 (지금 이 글이 노대통령 서거 이후의 사이버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점이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사이버커뮤니케이션 분석글이 아닌 왠 정치칼럼을 썼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사이버커뮤니케이션에서 특히 빈번히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러한 인터넷 여론의 편향성,아울러 (한 방향에 대한 분노를 띄게 한다는 점에서) 폭력성에 대해 인지하게 된 계기는 과거 김선일이 이라크에서 죽은 일을 계기로 그의 인격이 과다하게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당시 정권(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당시 분노의 대상은 노무현대통령이었다.)에 대한 분노가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였다.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시각적 특성- 즉 타인들의 글의 방향을 한눈에 볼수 있다-라는 점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사이버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극단성은 보다 나은 사이버스페이스를 만들어가고자 고민하는 우리들로서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본다.